샘터문학상 신인상 수상 - 장지연 수필가

제 7회 샘터문학상 시상식 - 어머니 가마솥과 추어탕 외 1편 - 수필낭송 전미녀 낭송가

김성기 기자 | 기사입력 2020/03/18 [04:32]

샘터문학상 신인상 수상 - 장지연 수필가

제 7회 샘터문학상 시상식 - 어머니 가마솥과 추어탕 외 1편 - 수필낭송 전미녀 낭송가

김성기 기자 | 입력 : 2020/03/18 [04:32]
 

  © 김성기

 

《SAMTEO NEWS》

 

프로필

   장지연

아호: 은재

샘터문학상 신인상 수상 (수필,등단)
대한문인협회 신인상 수상(시,등단)
(사) 샘터문학 편집국장
(사) 샘터문인협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회원
글벗문학회 회원
사계속시와사진이야기그룹 회원
한국문인그룹 회원
백제문단 회원
송설문학 회원

<공저>

짧은 글 긴 호흡
내 마음의 꽃길
바람의 운명

 

<컨버젼스 시집/샘터문학>
시詩, 별을보며 점을치다

우리집 어처구니는 시인

고장난 수레바퀴


-----------


어머니 가마솥과 추어탕

         장지연

처음 시집갔을 때 시댁 마당 오른쪽에는 물 펌프가 있는 수돗가가 있었다.
왼쪽에는 화장실 그리고 안채 쪽에 거북등 같은 가마솥이 걸린 부엌이 있었다.
그 후 세월이 가면서 안채와 바깥채가 생기고
화장실은 내부로 옮겨졌다.
하지만 마당 한쪽 수돗가와 입식으로 바뀐 부엌 때문에 커다란 가마솥은 마당 한쪽에 자리를 잡고 이사 나왔다.
몇 번의 개조를 거친 한옥은 점점 실내 생활에 익숙한 퓨전 하우스가 되었다.
지금은 닥종이 인형 작가인 막내 삼촌의 작업실과 갤러리 겸 커다란 게스트 룸으로
그리고 황토방과 정성 들여 가꾼 정원이 아기자기 어우러진 멋스러운 예술가의 집으로 탈바꿈했다.

그 기와집 부엌의 큰 가마솥에서 명절은 시작되었다. 내 시집살이는 설날과 추석 일 년에 두 번의 명절 때마다 칠 남매 형제 다복한 집안의 자손들이 다 모이는 날 부엌에서 시작해서 부엌에서 끝났다.

조그마한 체구의 시어머니는 참으로 부지런하고 정갈한 분이셨다.
사람 좋아하는 시댁 아주버니들 덕에 우리 식구들만도 20여 명인데 연휴 내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드나들었으니 난 명절이 끝나면 기진맥진했고, 말 못 할 곳의 질병을 앓곤 했다.
여담이지만 당연히 남편은 그건 며느리로서 당연한 일이라 여기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효자였으나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데는 참 소홀해 서운한 적이 많았다.

명절 이삼 일전 시댁인 남원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와 읍내 시장으로 차례상 차릴 장을 보러 다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시어머님이 끓이실 추어탕 보조하는 일이었다.
그 많은 식구들 매 끼니마다 국을 끓여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명절 때나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 되면 시어머니는 늘 미꾸라지를 사다가 가마솥 한가득 추어탕을 끓이셨다.
처음엔 재미있어서, 중간쯤엔 의무감으로, 그러다가 그 맛에 매료되어 전수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거들어 드렸던 것 같다.
이제는 추어탕을 끓일 일이 없어지고 명절이 다가와도 한가한 시간이 아직은 어색하다. 조용히 그때를 회상하며 추어탕 끓이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추어탕 만들기 레시피이다

《 1단계 》
시어머니는 제일 먼저 싱싱한 무청을 큰 가마솥에 데친 후 씻어 담가 두셨다.
때론 잘 말린 시래기를 삶아 쓰기도 했지만 싱싱한 무청이 부드럽다고 하셨다.

《 2단계 》
장터에서 자연산 미꾸라지를 잘 골라 사 와서 그 미꾸라지를 양파망에 넣었다. 그런 다음 차가운 수돗물에 미끌미끌한 비늘이 다 벗겨질 때까지 하얀 거품이 더는 나오지 않을 때까지 주무르고 헹구기를 수차례.
손이 빨갛게 얼어서 부어오를 때까지 미꾸라지를 문지르고 또 씻어야 했다.
물론 대부분 시어머님이 손수 하셨지만
내가 극구 시어머니를 밀어내고 해본다.
생각해보면 퉁퉁 부은 손으로 주로 차가운 물에 손 담그는 일은 시어머님이 손수 하셨다.

《 3단계 》
그때 나는 마늘을 절구통에 넣어 찧고, 마른 고추랑 양파를 넣어 곱게 빻아 추어탕에 들어갈 양념을 준비했다.
곱게 간 들깻가루는 고운 채로 밭쳐서 뽀얀 우유처럼 부드럽고 말갛게 준비했다.
그때쯤이면 어머니는 잘 씻어 뽀송뽀송해진 미꾸라지를 가마솥에 넣고 장작불을 지펴 푹 삶았다.

《4단계》
푹 끓은 후 고소한 냄새가 날 때쯤 미꾸라지 한두 개를 손으로 으깨본 후 커다란 소쿠리에 미꾸라지를 건져 낸다.
이번에는 손이 데일만큼 뜨거운 미꾸라지 살과 뼈를 채로 거르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너무 뜨거우니 가까이 오지 말라시며, 도시 며느리 혹시 손이라도 데일까 봐 이것만은 체험을 시켜주지 않으시던 시어머니였다.
그렇게 곱게 채에 걸러진 미꾸라지에 미리 준비해 둔 무청과 양념을 넣으면 한바탕 뜨겁게 얽히고설키며 꼬고 비틀며 아우성을 쳐댔다.
보글보글 바글바글......

《마직막 단계》
한소끔 내용물들이 회포를 다 풀 때쯤이면
만들어 놓은 양념을 더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고, 들깻가루 고운 물을 넣고, 계속 저어 주어야 했다.
그렇게 은근하게 가마솥에서 한참을 보글거린 후에야 고소한 냄새를 집안 가득 채운 추어탕이 완성되었다.

“다경 애미야, 미꾸리국 간 좀 봐라”

이 소리가 들리면 드디어 요리사의 마지막 차임벨이 울리는 것이다.
이렇게 추어탕이 다 완성되면 나머지 명절 음식 요리하는 것은 그저 시시하게 느껴진다.

"전 부치기 그까짓 것, 나물 무치기 고까짓 것"

그런 시어머니의 손맛 듬뿍 담긴 추어탕은 7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주인 잃은 가마솥은 아직도 불을 지피면 펄펄 끓지만 그 해 아궁이의 장작불이 어머니의 기억 또한 뭉겨질 때까지 끓여버린 모양이다.
어머니는 가마솥에 사랑을 넣어 푹 고아 내어 추어탕으로 자식들 배를 채우고 정을 채우고 사랑을 살찌우게 한 것이었다.
치매로 몇 년 째 누워계시는 시어머니의 기억이 추어탕 속에 함께 녹아내려 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려온다.
가마솥을 보면 그 투박한 모습은 시어머니 갈라진 손등 같고, 녹슬고 너덜한 모퉁이는 시어머니의 기억 같아 마음이 저려온다.
명절 때만 되면 어머니의 가마솥이,
가마솥의 추어탕이 뜨겁게 목에 걸린다.

“다경 애미야, 추어탕 간 좀 봐라. 맛나냐?”

이 말을 다시 한 번 또 들을 수 있으면,
추어탕 레시피가 이렇게 재현되면 얼마나 좋을까?
추어탕 맛을 보시고 환한 미소를 띤 시어머니가 나를 부른다. 그 시절로 부르신다.

어머니 그립습니다.

 

 

《SAMTEO NEWS》

발행인 이 정 록 회장

편집본부장 조기홍 기자
취재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본부장 김성기 기자

 

▲     ©김성기

 

▲     ©김성기

 

▲     ©김성기

 

▲     ©김성기

 

▲     ©김성기

 

▲     ©김성기

 

▲     ©이정록

 

▲     ©이정록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photo
1/100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