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깨비가 되어 - 이근배 시인

샘터뉴스 특별초대석 - 이근배 (시인, 교수)

김성기 기자 | 기사입력 2019/10/17 [06:17]

내가 도깨비가 되어 - 이근배 시인

샘터뉴스 특별초대석 - 이근배 (시인, 교수)

김성기 기자 | 입력 : 2019/10/17 [06:17]

 

 

▲     © 김성기

 

《SAMTEO NEWS》

 

이번주 샘터뉴스 특별초대석에서는

전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 중앙대학교 초빙교수인

이근배 시인을 모셨다.

 

2019년 9월 7일 샘터문학상 초대시로

컨버젼스 감성시집에 게재되서

샘터문학 회원들과 독자들로 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럼 시인의 시세계로 들어가 보자.

 

 

내가 도깨비가 되어

              이근배

광복 다음 해 나는
송산국민학교에 들어갔었다
삼일절 조회 시간이면
고을에서는 이름난 유학자인
우리 할아버지가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오시어
운동장 단에 올라
기미독립만세 때 얘기를 들려주셨다
다른 말씀은 생각나지 않는데


─ 한강에서 도깨비가 만세를 부르고....


하시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도깨비라는 말은 숱하게 들었어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우리 이천 만 동포들
얼마나 독립에 목숨을 걸었으면
도깨비까지 만세를 불렀을까?
그 말씀이 믿기지 않았던지
우리 반 동무들은 속으로 킥킥거렸고


─ 도깨비가 만세를 부르고....


할아버지 목소리를 흉내 내며
나를 놀려대기도 했었다
내가 태어나기 겨우 스무 해 전 일인데
나는 저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왜적을 물리치던 임란壬亂 때 만큼이나
아주 먼 이야기로 들렸었다
그해가 올해로 백 년을 맞았다


독립운동가 아버지가
내 호적을 3월 1일로 올렸으니
삼일절 내 생일날 아침 일찍
한강에 나가서 내가 도깨비가 되어
독립만세를 불렀다
할아버지 아버지께도 가 닿도록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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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근배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조/묘비명>.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조/벽>.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압록강>.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보신각종>.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동시/달맞이꽃>.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북위선>.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노래여 노래여]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종소리는 끝없이 새벽을 깨운다]
[추사를 훔치다]


<시조집>
[동해 바닷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
[달은 해를 물고]


<장편서사시집>

[한강]


<기행문집>

[시가 있는 국토기행]


<활판시선집>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 등


[수상]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조부문 수석상,
가람문학상, 중앙시조대상,

한국문학작가상,
육당문학상, 월하문학상,

시와시학작품상,
고산시조 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만해대상 등
은관문화훈장 수훈

<역임>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중앙대 초빙교수
공초숭모회 회장
(사) 샘터문학 고문

 

《SAMTEO NEWS》

 

발행인 이 정 록 회장
취재 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 본부장 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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