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녁, 손 꼭 잡고

이정록 - 시인, 수필가, 교수, 문학평론가 - 연재 시 (5) - 시평론, 이동순 (시인,교수, 문학평론가)

김성기 | 기사입력 2019/08/03 [04:50]

이녁, 손 꼭 잡고

이정록 - 시인, 수필가, 교수, 문학평론가 - 연재 시 (5) - 시평론, 이동순 (시인,교수, 문학평론가)

김성기 | 입력 : 2019/08/03 [04:50]

 

▲     © 이정록

 

SAEMTEO NEWS

   [연재 시-5]

 

이녁, 손 꼭 잡고

           이정록


눈물도 호강이라 헙디여
참말로 고생스러운게 눈물도 안나옵디다
죽지 못해 산다고 헙디여
죽을 만큼 아픈게
죽을 생각도 안납디다

 

미워도 한시상
좋아도 한시상
긍게 말라 비틀어져분 가슴팍 달래감서
보둠아 감시롱 살고 볼일이여
암만 살아갈 일이랑게

 

쩌짝 산밭에 풀도 메야허는디
콩밭도 솎아 줘야되는디
문뎅이 껍데기 손꾸락 장단쳐감서
호멩이질 허다본게
호맹이자루 뿌러져 부런네
염병허네

 

이 양반 어디 가부럿당가
영감 어디있소
빨리 오쇼잉
팔자 좋게 탁주치시요?
긍게 고생스런게
천둥지기 논밭떼기 팔아불고
서울 큰자식놈 한테 가서 살잖게로
뭣땀시 그러요 참말로?

영감 진지 차려놨응게
언능 진지 잡수쇼잉 탁주 그만 허랑게요


어메 긍게 손지들도 보고잡고
자식놈들도 보고잡고


인제 우리는 구십세 살인디 영감
긍게 동갑쟁이여,
이만 허면 살만큼 살았승게
고상은 많이 혔지만

이만허면 하늘이 도우시고
조상님이 도우시고
신령님이 도우셔 갖고 긍게
우리 부부 천명 다허고
어따 자식들 건강허고
그만허면 먹고 살만허고
손지들도 이쁘고 공부도 잘허고


근디 손지들이 또 보고잡네
아그들아 좀 댓고오니라


몇달째 비가 안온게
논뺌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헌다
다 갈라져 불기전에 오것냐?

 

저기 핑나무 안근 뻐꾸기
뻐꾹뻐꾹 헌게 가슴이 쏴 헌게
애간장이 녹아분다
소나기가 한 줄금 혀야쓰것는디
참 속 터져부네

 

오메, 우리 마누라
참말로 겁나게 잔소리도 많소잉
긍게 낮빛이 뜨거운게
미싯가루 한 댓박씩 허고
낮잠 한 숨 때리고 우리 힘내붑시다

 

여보 마누라
사랑허요 겁나게
나는 긍게 당신없으면 못산당게
당신 오래오래 살아야 혀
먼 훗날 청산 갈 적에는 이녁 손 꼭 잡고
싸목싸목 갈랑게
그렁게 우리 쉬어가메 허잖게
여보 사랑허요

 

        <이녁, 손 꼭 잡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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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서>

 

방언 효과의 시적 응용과 아름다움

 

 - 이정록의 시 "이녁 손 꼭 잡고'에 대하여"

       이동순(시인,교수,문학평론가)
 


우리 시문학사에는 방언 효과를 적극 응용해서

놀라운 성취를 이룩한 시인들이 적지 않다. 

우선 북쪽부터 떠올려보기로 하자. 

평안도 방언 효과가 자주 활용되는 시인으로는

소월(素月)과 백석(白石)이 있다. 

특히 백석의 시에서는 평북 지역 주민들의

삶과 전통, 생활문화를

그 지역 방언에 실어서 크나큰 성공을 거두었다.


함경도 방언 효과를 즐겨 사용한 시인은

이용악(李庸岳)이었고, 

관북방언 속에서 북방지역 주민들의 눈물과 고통, 

생활고 따위가 그림처럼 드러났다.

 

충북 방언을 활용했던 정지용(鄭芝溶), 
그는 고향 옥천 일대의 중부내륙 방언의

힘과 정서에 주목하였다. 

 

경상도 방언 효과를 시에 수용했던 시인은

대구의 이상화(李相和), 
안동의 이육사(李陸史), 경주의 박목월
(朴木月) 등이다. 

투박하면서도 서정성이 감도는 영남방언 효과를

시 창작에서 즐겨 활용하고 있다.

 

호남방언이 작품에서 적극 활용된 시인으로는

전남 강진의 김영랑(金永郞), 

전북 고창의 서정주(徐廷柱) 등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 나는 지역정서와

생활문화의 끈끈한 체취가

강렬한 공감과 사랑으로 독자를 이끌어 들인다. 

충남 내포 방언효과는 서천 출신의 나태주 등이 있다.

 

이정록의 시작품 '이녁, 손 꼭 잡고'는

김영랑과 미당 서정주의 전통을 계승하는

시간의 맥락 위에 놓인다. 

호남지역에 그동안 많은 시인들이 있으나

다 배척하고 이정록(승목) 시인을

그 뒤를 잇는 선상에 감히 놓고자 한다.

 

호남지역 어느 평범한 농민 부부의 삶과 사랑, 

운명의 공동체를 강하게 풍겨주는 <명작>이다. 
끈끈한 유대와 공감으로 두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 

언제 어디에 있든 둘의 존재성은

항시 이어져 있으면서 신뢰의 힘이 작용한다. 
부부의 따뜻한 정이 듬뿍 풍겨나는

전남 담양 지역 방언과 억양의 환기는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이자 저력이다.


이 작품은 해당 지역 방언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낭송가가 지역 억양으로 무대 위에서

극적인 연출과 구성으로 낭송을 엮어가도

멋진 공연효과를 거둘 것이라 생각한다.

 

 

<SAEMTEO NEWS>

 

취재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본부장 김성기 기자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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