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방한때 방위비 5배 많은 50억달러 요구?

강경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 안정의 핵.. 분담금 합리적 수준 협의키로 미국과 공감"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7/30 [15:17]

볼턴 방한때 방위비 5배 많은 50억달러 요구?

강경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 안정의 핵.. 분담금 합리적 수준 협의키로 미국과 공감"

정현숙 | 입력 : 2019/07/30 [15:17]

볼턴 방한 목적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으로 과도한 증액 시 반감 여론 확산될 듯

 

KTV

 

청와대는 30일 지난 24일 방한했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차기 방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한화 약 5조9000억 원)를 요구하기로 잠정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볼턴 보좌관과의 면담에서 구체적 액수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볼턴 보좌관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나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도 "방위비 분담금의 구체 규모는 향후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논의되어 나가야 할 사항"이라며 "이번 볼턴 보좌관의 방한 계기에 한미 간 구체 액수와 관련해 협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미국이 차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에서 한국에 요구할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정했다고 오늘(30일)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로는, 워싱턴의 외교·안보 소식통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전언으로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내부적으로 50억 달러를 잠정적으로 마련했다”며 “국무부에서 개발한 ‘새로운 계산법’에 따른 것이고 ‘액수는 조정 불가(non negotiable)’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과도한 방위비 증액으로 무리수가 없기를 바래지만 혹여라도 중앙일보 보도가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WTO 개도국 특혜대상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또 하나의 무지막지한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가하고 나선 셈으로, 우리나라에서 반미감정 확산 등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액이 너무 적다는 인식에 따라 주둔 비용 분담에 대한 새로운 원칙을 정하고자 글로벌 리뷰를 진행해왔다. 미국이 마련할 새 원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 등 동맹국의 부담을 크게 높이는 내용일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이 50억 달러를 산정한 구체적 기준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협상 때 미국은 ‘작전 지원 항목’을 추가해 한국에 나눠 내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전략자산 배치 비용과 연합훈련 비용, 장비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역량 강화 비용 등 총 4개 항목으로 한국이 이를 거부해 최종 합의에서 빠지긴 했지만 새 협상을 앞두고 백악관이 산정한 50억 달러에는 이런 항목들이 다시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주한미군의 전력 유지 및 건설 비용을 과거보다 대폭 늘리고, 주한미군 자체 훈련 비용도 대거 늘려 산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에 추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 연설에서 “우리가 50억 달러를 주고 방어하는 부자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5억 달러만 낸다. "장군에게 이 부자 나라를 지키는 데 얼마나 드느냐고 물으니 50억 달러라고 했다. 그들은 얼마나 내느냐고 물었더니 5억 달러라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전화 한 통으로 올해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며 한국에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한 바 있다. 제10차 분담금 협정 가서명 이틀 후인 지난 2월 12일 백악관에서 “한국이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는 주장의 반복이었다. 따라서 50억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해당 액수를 구체화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일각의 외교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이 지난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연이어 만나면서 면담 시간의 절반 이상을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할애할 정도로 힘을 쏟았지만, 구체적인 요구 액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얘기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을 적정선에서 어느 정도는 인상할 수 있다고는 보지만, 이런 대규모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는 비합리적 수준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요구액은 협상이 시작돼야 구체적으로 파악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액을 추정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나아가 “볼턴 보좌관 방한의 주목적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 동참 요구도, 한·일 관계 개선도 아닌 방위비 분담금에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내부적으로 마련한 50억 달러는 올해 2월 타결된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1조389억 원(전년도 대비 8.2% 인상)의 다섯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 측이 협상 개시 전 ‘기선 제압’ 차원에서 최대치를 정했을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볼 때 실질적인 압박이 될 수도 있다. 지난 협정에서 협상 시한을 매년으로 정한 만큼 제11차 SMA는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강경화 "방위비 분담금 합리적 수준 협의키로 미국과 공감"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분명한 것은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분담금을 향해서 서로 협의해 나간다는 공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잘 아시다시피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 안정의 핵이다. 핵심이 되고 있다. 한미 동맹에 우리 측의 기여도 분명히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협상을 해나가면서 합의를 만들어나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핵을 공유하는, 한국형 핵무장을 진지하게 협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자한당 원유철 의원의 질의에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굳건히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국형 핵무장은 정부로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역시 정부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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