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상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헌시 - 이정재 시인

푸른 오 월의 산보다 더 푸르고 맑은 시 월의 하늘보다 더 맑은 청년이

이정록 | 기사입력 2019/07/23 [06:03]

황인상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헌시 - 이정재 시인

푸른 오 월의 산보다 더 푸르고 맑은 시 월의 하늘보다 더 맑은 청년이

이정록 | 입력 : 2019/07/23 [06:03]

 

 

▲     © 김성기

 

▲     © 김성기

 

▲     © 김성기



SAMTEO NEWS

아름다운 산행

   - 황인상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헌시

                이정재

 


푸른 오 월의 산보다 더 푸르고
맑은 시 월의 하늘보다 더 맑은 청년이
섬마을 선생님 되어
사십 여년 세월이 흐르니
검었던 머리에는 무서리 둥지 치고
얼굴은 골 깊어 는개비 흘러가네

집도 학교도 세상 어디에도
가난이요 절망이니
어느 곳이라야  몸 편히 쉴 수 있고
어느 때라야 마음 편히 쉴 수 있었을까

넘으니 산이요 또 넘으니 큰 산이라
홀로 가는 외로고 고단한 등정이요
구비구비 준령이 교직의 산길인데
짊어진 짐도 많아 고되고 서러워라

늙으신 부모를 등에 업고
핏덩이 자식들 주렁주렁 매달리니
등이 휘고 손발이 문드러지니
피눈물이 길을 가로막는구나

덜어내어도 무거운 짐이건만
배움이 고픈 자식 같은 제자들이
중력의 무게로 어깨에 얹히는구나

오르고 오르니 정상이라
잠시 찰나 숨 고르고 가려하니
정년이 끝점이라네
스치는 소슬바람 잠시 땀 닦아주더니
이제는 내려가라하네

등 돌려 내리막 길 내려다보니
지난 세월이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
잃은 것은 청춘이요
얻은 것은 더께 낀 흔적이라
앞서는 것은 뜨거운 눈물이라네

그대여 내려가는 길 쉬엄쉬엄 가소서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가뿐하게 가소서
학교도 가족도 다 내려놓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달에 걸리지 않는 구름처럼 가소서
상처받은 응어리 다 풀어내며 가소서

한겨울 얼음보다 차가웠던 마음은
한여름 태양에 녹이시고
태양보다 뜨거웠던 분노는
한겨울의 얼음으로 식히소서

바삐 오르느라 눈빛 주지못했던
들꽃과 눈맞춤도 하시고
꽃받이에 정신 파는 벌나비도 보소서

바람에 흔들리는 들풀과
창공을 나는 새들과 친구되어
흔들려보고 누워서 하늘도 보소서

고향 들녘에서 보았던 밤하늘 별들이
지금도 그 자리에서
순수했던 그대를 기억하고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마소서

내려가시는 길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바람과 들꽃과 나비와 새들,
그리고 별들과 부디 동행 하소서

그대여 교사로서의 삶은 고되었으나
아름다웠던 길이었음을
달빛보다 더 고운 흔적을 남겼음을
뜨거운 존재로서 살았음을
꼭 기억하소서

 

 

《SAMTEO NEWS》

 

발행인 이 정 록 회장
취재 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 본부장 김성기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photo
1/129
광고
교육/연예/스포츠 많이 본 기사